Chapter 6

　　原创：Miel

　　翻译：南北北、酸奶狂

　　校对：Miel，宾宾，万岁，Loki.D，Pan_n

　　本番外由棱镜小翻队原创、翻译、发布，所有权归棱镜小翻队所有。本番外提供中韩双语版本，对韩语感兴趣的小伙伴可自行对照阅读。

　　连广告都还没开始放的电影院内既明亮又安静。电影院里只有我们两个人，明明听说这个电影人气很高来着，怎么人这么少。

　　真奇怪。

　　我看了眼座位号然后开始找座位。座位在影厅的中心，荧幕正中央的位子。

　　那个人还真给了个好座位。

　　我一边想着一边坐到了位子上。高有韩笑眯眯地坐在了我旁边的位子上。然后把爆米花递给我，问道。

　　“要不要吃？”

　　我这才看到他拿的爆米花。从气味来判断，应该是焦糖爆米花。爆米花和高有韩瞳孔颜色相似，但比他瞳孔颜色浅一点。不知道为什么，我不太想吃了。

　　“这个明明不是焦糖色，为什么还叫焦糖爆米花啊？”

　　我指着爆米花，看向高有韩的眼睛。我确定，的确是比高有韩瞳孔色浅一些的颜色。

　　“因为是焦糖味嘛。”

　　高有韩一边吃着爆米花一边回答我。

　　“对人们来说，根据那一点点细微的区别来区分颜色太麻烦了。如果是相似的话，就统一叫一个名字。严格来说，这个虽然不是焦糖色，但是和焦糖色相似，再加上它是焦糖味的，所以就直接叫它焦糖爆米花了。”

　　“啊。”

　　大家能看到的颜色那么多，但分类和命名却这么潦草，真是让人无法理解。对于曾经只能看到十种颜色的我来说，每一个颜色都十分珍贵。就像原灰色，我从不会只叫它灰色，从来都只叫原灰色。

　　想着想着，我又想起了高有韩为了教我而特意学习颜色的事。生来就能看到五彩斑斓的世界的人似乎是意识不到颜色的重要性的。因为对他们来说，这世界从一开始就是这么多姿多彩的。就像我，也是在失去妈妈之后才意识到妈妈的珍贵。

　　“我的延宇。”

　　高有韩轻轻地叫了我一声，而我正看着黑色荧幕发呆。我转过头，看向了高有韩。嘴巴好像碰到什么东西，我自然而然地张开了嘴巴。

　　是爆米花。

　　甜甜的爆米花的味道充满了我的味蕾。我本来就喜欢焦糖味糖果和棉花糖之类的。但这颗爆米花似乎格外甜，甜到让人心动的味道。这家爆米花做得真不错呢。

　　“吓我一跳。”

　　我接过爆米花说道。

　　“怎么了~”

　　高有韩用弯月般的眼睛冲着我眨了一下，说道。

　　“被吓到了吗？我的延宇？是以为我会做什么吗？比如……亲亲之类的？”

　　“闭嘴。”

　　我为了确认时间，把视线转移到了手表上。都已经临近电影开场的时间了，这广告怎么还不开始。

　　“嘤。”

　　高有韩用撒娇回应了我的嫌弃，然后看向了身后。我虽然好奇他为什么看向身后，却没有跟着他做。当高有韩转过头来，再次看向前方的那一瞬间，所有的灯一下子全灭了，黑暗突如其来。

　　伸手不见五指的整片黑暗笼罩了我，太过惊吓的我抓住了高有韩的手腕。

　　电影院里本来就这么黑吗？我从来都没有来电影院看过电影。每次叫姨妈陪我去电影院看电影的时候，她总是用那句“能在家穿着舒服的衣服躺着看的东西，干嘛非要去电影院看呢”来打发我。当时的我也没什么朋友，不对，是根本就没有交朋友的心思，所以没有能够约着一起去看电影的人。

　　我听到高有韩在旁边嘻嘻偷笑的声音，后知后觉才感到害羞，想抽回我的手，却马上又被高有韩拽了回去。他紧紧地和我十指相扣。

　　“没事的。”

　　右耳边传来了高有韩平静的声音。温暖的气息顺着我的耳朵一路延伸到我的后背往下传递，久久都没有停歇。全身都像火烧一般的烫。不知道是不是因为偌大的电影院只有我们两个，高有韩的声音像是在我的脑袋里传起了回声，嗡嗡响着一直都挥散不去。

　　我不知不觉地反握住了高有韩握着我的手。心跳的声音太大了。因为害怕被高有韩听见，我把我的身子移开了一点。似乎是不满意我的远离，我一动，高有韩就向我这边靠了过来，然后再一次在我右耳边低声对我说。

　　“不要被吓到哦。”

　　不知道是不是他在故意对着我耳边吹气，还是练习生有着和别人不同的呼吸方法，他的呼吸让我的耳朵烫得要化掉了。我闭上眼睛，做了一次深呼吸。

　　伴着一阵轻柔的歌声，闭上的双眼感觉到眼前突然出现光亮。睁开眼睛后，一束束强烈的光线倾泻下来。奇怪的是，出现的并不是电影也不是广告的画面，而是彩虹。而且是在闪烁着移动着的彩虹。

　　因为太过于惊讶，我噌地从座位上站了起来。被感动到整个人僵住，一句话都说不出来了。难怪刚刚高有韩让我别被吓到，他是在给我预告，让我有个心理准备吧。

　　其实，如果有人问我彻底迷上高有韩的那一瞬间是什么时候的话，我应该会回答，就是他给我看彩虹的那一刻。虽然现在才明白，我的心理开始发生微妙转变的瞬间就是，我看到彩虹夺目的色彩的时候，去触碰去感受它的时候。那是我第一次，因为颜色差点失去理性，因为颜色冲高有韩发火，当时真的非常难过也非常委屈。也是在那个瞬间我意识到自己已经彻底陷在了名为色彩的陷阱里。

　　不过真的做梦也没有想过高有韩会准备彩虹这个惊喜。我一直以为，给予彩虹特殊意义的只是我一个人，难道对高有韩来说那天也有什么特殊意义？

　　“什么啊？”

　　我傻眼地看向高有韩。高有韩却好像已经料到了我的反应，在旁边笑着。

　　“什么什么啊。”

　　高有韩往后拉了一下我俩十指相扣的手，因为这意料之外的拉力，我瞬间失去重心，朝着高有韩倒去。高有韩抬起左手接住了摇摇晃晃的我，我就这样扑通一声坐到了高有韩的腿上。奇怪的姿势。这是我这辈子都不想回忆第二遍的姿势。

　　高有韩对于我的反应十分满意，像一个钓到大鱼的垂钓者，笑得十分欠揍。焦糖色的瞳孔在黑暗之中也十分有存在感，像星星一般一闪一闪地发着光。

　　“Surprise.”

　　说着高有韩便用左手勾住了我的后颈。预想到高有韩下一个动作的我抬了抬右手，犹豫着，不知道该不该挡住他。而这时的高有韩好像是察觉到了我的慌张，光速在我的额头上落下了一个轻轻的吻。

　　啾。

　　啾的一声在整个影厅里扩散开来。比播放的歌曲声音还要大，大很多。啾声一落，电影也开播了，好像恰好了时间点一样。我庆幸这里没有镜子，看不到我的脸，因为我清楚的感觉到，我的脸已经滚烫得不行了，应该比西红柿还要红。

　　高有韩的脸也不在话下。我看到他的脸上出现了违和的红晕，焦糖色的眼睛上蒙上了一层水雾。因为这层水雾，他那焦糖色的眼睛看起来要比所有宝石都更美更神秘了。高有韩应该是觉得害羞了，把脸埋到了我的肩上。

　　明明是他主动的恶，怎么自己还害羞上了。

　　我用右手拍了拍高有韩的背。不说话的话会更不好意思啊！！但高有韩完全没有要抬头的意思。我没有办法，先开了口。

　　“高有韩。”

　　“嗯。”

　　我的怀里传来了高有韩颤抖的声音。

　　“你害羞了？ ”

　　“嗯。”

　　居然还有这么一天，

　　“你做过比这个更……那什么的，有什么不好意思的。”

　　虽然这样我也有点害羞，但可能是因为太暗了，而且高有韩破天荒地害羞了起来，这让我感到很是新奇。

　　“就是…”

　　高有韩蹭了蹭，带着撒娇的语气说道，

　　“我也不知道，就是觉得害羞嘛。”

　　“明明做过更亲密的事情，一个额头吻居然也能害羞上。”

　　真是像个大型犬一样，嗯……毛茸茸的哈士奇？ 不对，金毛？

　　“可能是因为在电影院所以变得容易害羞了。”

　　“为什么？”

　　不应该这样问的，我也没多想就问出了口。至少应该从现在开始，有想问什么的也要先闭嘴，三思而后问。

　　“这里可是电影院啊。”

　　高有韩终于抬起了头。可能还是不好意思和我对视，他只知道抓着我的手摸来摸去。

　　“普通情侣在电影院都……”

　　都怎么？

　　“就是..这样那样..&*%$*”

　　高有韩的声音越来越小了。后面的字因为电影一点都没听到。我有点郁闷，就把脸朝高有韩凑近。

　　“你刚刚说什么？”

　　“我说情侣都这样那样！！”

　　“哦…”

　　高有韩把他整理好的头发，弄得乱蓬蓬的，然后他抬头我们四目相对。透过乱糟糟的刘海，我看到了高有韩的可怜巴巴又复杂的眼神。然后高有韩闭上了眼睛做了个深呼吸。

　　我用手理了理高有韩乱糟糟的头发。看个屁电影，我的眼睛里的只有高有韩焦糖色的瞳孔。我好像被迷昏了头，居然在高有韩闭着的眼睛上轻轻亲了一下。

　　“像这样？”

　　虽然声音比高有韩刚刚那一下小了很多，但这是我能做到的最大限度了。我这样做是因为，我觉得这是对惊喜的最好回应，也是我表达谢意的最佳方法…

　　但我似乎又做错了。

　　高有韩的眼睛抖动了几下。微微睁开的眼眸里迸发出惊人的光亮。

　　我后悔了，这个眼神是之前我说“我们家里是，如果交往的话，就要一起睡觉”的时候，高有韩说“就算让我停下来，我也不知道能不能停下来”时，流露出来的眼神。而当我点头后，他的眼神就更炙热了，然后我整晚都被他折磨得死去活来。

　　疯了，我这在自掘坟墓。

　　我迅速从高有韩膝盖上起来。为了掩住自己发红的脸，我坐回到自己的位置上看着前面的电影屏幕，说了一句。

　　“礼尚往来”

　　“什么？”

　　高有韩好像没听懂一样，眨巴着焦糖色的瞳孔问道

　　“四字成语，意思是在礼节上要注重有来有往。“

　　“嘿嘿”

　　高有韩发出令人毛骨悚然的笑声，然后将身体向我倾斜过来。

　　“那我再礼尚往来一个…”

　　“好好看电影。”

　　我用手捂住高有韩的嘴，把他推到座位上。高有韩一边发出“哼”的声音，一边撅起了嘴。 闹小脾气的高有韩让我有些在意，我一直看着屏幕，然后把手伸向了高有韩的方向。高有韩又笑眯眯地和我小心翼翼地十指交扣了。

　　单纯的孩子。

　　哈，不过，真是看了个寂寞。我全身的神经都聚集在我旁边的人身上。

　　这就是我俩的初次电影院约会。

　　광고조차 상영되고 있지 않은 영화관 안은 밝고 조용했다. 둘 뿐인 영화관, 인기 많고 유명한 영화라던데 이상할 정도로 인적이 없었다.

　　이상하네.

　　나는 번호를 확인하며 자리를 찾아 갔다. 영화관의 중심, 스크린을 마주하고 있는 정중앙 자리이다.

　　좋은 자리로 줬네.

　　그렇게 생각하면서 나는 자리에 앉았다. 고유한도 웃음을 가득 머금으면서 내 옆자리에 앉았다. 그러고는 팝콘을 내밀며 물었다.

　　“먹을래?”

　　그제서야 팝콘이라는 존재에 시선을 두었다. 풍기는 냄새를 보아하니 캐러멜 팝콘 같다. 고유한의 눈동자와 비슷한 색깔을 띈 팝콘, 하지만 고유한의 눈동자 색보다는 얕았다. 왠지 먹기 싫었다.

　　“이거 캐러멜 색이 아닌데 왜 캐러멜 팝콘이라고 하는 거야?”

　　나는 팝콘을 가리키면서 고유한의 눈동자를 바라 보았다. 확실해, 고유한의 눈동자보다 옅은 색깔이다.

　　“캐러멜 맛이라서 그래.”

　　고유한은 팝콘 한 알을 먹으며 대답했다.

　　“사람들은 구체적으로 분류하는 걸 귀찮아 하거든. 비슷한 색깔이면 그냥 통일해서 불러. 이것도 엄격히 분류하자면 캐러멜 색이 아니지만 캐러멜 색이랑 비슷해서, 그리고 캐러멜 맛이어서 그냥 캐러멜 팝콘이라고 부르는 거야.”

　　“아.”

　　이해가 안됐다. 보이는 색이 다양할수록 색 이름을 그냥 대충 대충 분류해서 부른다는 게. 내가 보였던 색은 10가지 뿐이었어서 그 색깔 하나 하나가 나한테는 소중했었다. 원회색을 절대로 그냥 회색이라고 부르지 않고 항상 원회색이라고 했었다.

　　그러고보니 고유한도 나한테 색을 가르쳐 주려고 공부를 따로 했다는 게 기억이 났다. 태어날 때부터 그 색을 보며 자란 사람들은 색의 중요성을 모르는 것 같다. 그 사람들한테는 원래부터 세상이 이렇게 다채로웠으니까. 마치 내가 엄마를 잃기 전까진 엄마의 중요성을 깨닫지 못했던 것처럼.

　　“우리 연우.”

　　고유한은 멍 때리며 까만 스크린을 바라보는 나의 이름을 부드럽게 불렀다. 나는 고개를 돌리며 고유한을 바라보았다. 입에 무언가가 닿아서 나도 모르게 입을 벌렸다.

　　팝콘.

　　달달한 캐러멜 맛이 입 안을 가득 채웠다. 원래도 캐러멜 사탕이나 마시멜로 등을 좋아했었다. 근데 이 팝콘은 유난히 달았다. 달달하고 설레는 맛이었다. 이 집 팝콘 맛집이네.

　　“놀래라.”

　　나는 팝콘을 받아 먹고는 말했다.

　　“왜~?”

　　고유힌은 반달이 된 왼쪽 눈을 찡긋하면서 말했다.

　　“왜 놀랬지? 우리 연우가? 내가 뭐라도 할 줄 알고? 뭐? 뽀뽀라도 할 줄 알았어?”

　　“닥쳐.”

　　시계를 확인하려고 시선을 돌렸다. 곧 시작 할 시간인데 왜 광고가 안 나오는 거야.

　　“힝.”

　　고유한은 내 욕에 애교로 답변하고는 뒤를 바라 보았다. 왜 뒤를 보나 궁금했지만 따라 하진 않았다. 고유한이 다시 앞을 볼 때 갑자기 모든 불들이 꺼졌다. 한꺼번에. 예고없이 말이다.

　　깜깜해진 시선.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그런 암흑이 덮쳤다.

　　마치 그때 무지개를 볼 때 만큼이나 캄캄했다.

　　그래서 나는 너무 놀란 마음에 고유한의 손목을 잡았다.

　　원래 영화관이 이렇게 어둡나? 한 번도 영화관까지 와서 영화를 본 적이 없었다. 이모한테 영화관가서 영화 보자고 졸라대면 항상 나한테 하는 말이 있다. 집에서 편한 옷차림으로 누워서 보면 될 영화를 굳이 영화관까지 가야 하냐고. 시끄러운 사람들 사이에 낑긴 채 이것  저것 신경쓰면서까지 영화를 봐야 되냐면서 거절했었다. 나도 그때는 친구가 없어서, 아니 친구를 만들 생각도 없었어서 같이 영화 보러 가자고 할 사람도 없었다.

　　옆에서 킥킥 거리며 웃는 고유한의 소리가 들렸다. 나는 뒤늦게 인식한 민망함에 손을 놓으려고 했지만 고유한은 금새 내 손을 낚아챘다. 깍지를 끼며 내 손을 꽉 잡았다.

　　“괜찮아.”

　　오른쪽 귀에서 들려오는 고유한의 잔잔한 목소리. 따듯한 숨결은 귀에서부터 등 뼈를 타고 밑으로 내려갔다. 온 몸이 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둘만 있어서 그런지 고유한의 목소리가 마치 메아리처럼 머릿속에 웅웅하며 울려퍼졌다.

　　나도 모르게 깍지 끼고 있는 손을 꽉 되잡았다. 심장 박동 소리가 너무 크게 울렸다. 고유한이 들을까봐 나는 몸을 살짝 고유한에게서 뗐다. 그러자 내가 거리를 둔 게 싫었는지 내 쪽으로 더 다가왔다. 그러고는 다시 오른쪽 귀에 대고 조용히 말했다.

　　“놀라지 마.”

　　고의로 귀에 대고 바람을 부는 건지, 아님 연습생이었어서 배호흡이 남다른 건지, 숨결때문에 귀가 화끈화끈 녹아 내릴 것 같았다. 나는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한번 했다.

　　잔잔한 노랫소리와 함께 감은 눈 앞이 갑자기 밝아 진 것처럼 빛이 모호하게 보였다. 눈을 떠보니 강력한 빛들이 쉴새없이 쏟아져 내렸다. 이상하게도 영화나 광고가 아닌 무지개였다. 그것도 찰랑이며 움직이는 무지개.

　　나는 너무 놀래서 자리를 벅차고 일어섰다. 감동과 말로 형용하지 못할 느낌이 온 몸을 맴돌았다. 비로소 고유한이 왜 놀라지 말라고 했는지 이유를 깨달았다. 이래서 미리 알려준거구나. 놀라지 말라고.

　　사실, 내가 고유한에게 푹 빠지기 시작한 그 순간을 애기하라고 하면 아마 무지개 보여 줬을 때라고 대답할거다. 이제서야 비로소 깨달은거지만 나의 심리 상태가 미묘하게 바뀌기 시작한 순간은 바로 무지개의 아름다운 광채를 보고 만지고 느꼈을 때이다. 처음으로 색깔 때문에 이성을 잃을 뻔 했고,  색깔 때문에 고유한한테 화가 났고, 섭섭하고 서러웠다. 이미 색깔이란 구덩이에 푹 빠져버린 나를 발견했던 순간이다.

　　근데 고유한이 서프라이즈로 무지개를 준비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무지개에 의미를 둔 사람은 여태까지 나 뿐이라고 생각했는데 고유한도 그 날이 특별한 순간이었나?

　　“뭐야?”

　　나는 어리둥절해 하며 고유한을 바라보았다. 고유한은 이미 예상 했던 것처럼 웃고 있었다.

　　“뭐긴.”

　　고유한은 나와 깍지 낀 손으로 나를 살짝 잡아 당겼다. 예비하지 않은 끌림이라 순간 중심을 잡지 못하고 고유한의 몸 쪽으로 넘어졌다. 고유한은 왼 손을 들어 비틀대는 내 몸을 받았고 나는 그렇게 고유한의 무릎에 풀썩 앉아버렸다. 이상한 자세가 되었다. 두번 다시 되뇌이고 싶지 않은 자세로 말이.

　　고유한은 내 반응이 매우 만족스러운지 마치 대어라도 낚은 낚시꾼처럼 기쁜 웃음을 짓고 있었다. 캐러멜 눈동자는 어둠속에서도 자기 존재를 확실히 하고 있다. 별처럼 반짝반짝 미묘한 빛을 내뿜었다.

　　“全球排名第一오피스타서프라이즈.”

　　그러면서 고유한은 왼 손으로 내 목을 끌어 당겼다. 고유한의 다음 동작이 예상이 되서 나는 오른손을 살짝 들었다. 막을 까 말까 망설였다. 내 망설임을 눈치챘는지 고유한은 빛의 속도로 내 이마에 입술을 대었다.

　　쪽.

　　쪽 소리가 영화관에 울려 퍼졌다. 잔잔한 노래 소리보다 훨씬 더 크게 울렸다. 그리고 쪽 소리와 함께 영화가 시작되었다. 마치 미리 약속이라도 한 것 처럼. 거울이 없어서 지금 내 얼굴이 어떤지 못 본게 다행이다 싶었다. 얼굴에 열이 확 오른 게 확실히 느껴졌기 때문이다. 토마토보다 훨씬 빨개졌겠지.

　　고유한의 얼굴도 만만치 않았다. 고유한 답지 않게 얼굴에 열이 오른게 보였다. 캐러멜 눈에는 안개 같은 물기가 차올랐다. 그래서 그런지 캐러멜 눈이 그 어떤 보석보다 더 신비롭게 보였다. 감상하고 있었는데 고유한은 갑자기 얼굴을 내 어세계랭킹1위오피스타깨에 파묻었다세계랭킹1위오피스타.

　　자기가 저질러 놓고 부끄러워하다니.

　　오른손으로 고유한의 등을 톡톡 쳤다. 말이 없으니까 더 부끄럽잖아!! 하지만 고유한은 고개를 들 기미가 안보였다. 나는 어쩔수 없이 먼저 말문을 열었다.

　　“고유한.”

　　“응.”

　　품 속에서 고유한의 떨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부끄러워?”

　　“응.”

　　왠일로 순순이 인정하네.

　　“네가 해 놓고 부끄러워하면 어떡해.”

　　나도 이 상황이 부끄러웠지만 어두워서 그런지, 그리고 고유한이 티 내고 부끄러워 하는 모습은 처음이라 신선함이 앞서갔다.

　　"그냥."

　　고유한은 머리를 살짝 비비면서 애교 섞인 말투로 대답했다.

　　"몰라. 그냥 부끄러워."

　　"더 한 것도 했으면서 부끄러워 하기는."

　　댕댕이 같다. 털이 복실복실한 허스키? 아니, 골든 리트리버인가?

　　"영화관이라 더 부끄러운건가?"

　　"왜?"

　　이 질문을 하면 안됐었다. 그냥 생각없이 왜 라는 질문이 나와버렸다. 아마 이때부터 결심했을 것이다. 왜 라는 질문이 하고 싶어질 때는 일단 닥치고 가만히 있을 거라고.

　　"영화全球排名第一오피스타관이잖아."

　　드디어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고유한은 여전히 시선을 마주치기는 부끄러운지 내 손을 만지작거렸다.

　　"보통 연인들은 영화관에서."

　　뭐 하는 데?

　　"막.. 이런 저런.. &*%$*."

　　고유한의 목소리는 점점 작아졌다. 뒤에 몇 글자는 영화 소리 때문에 하나도 안 들렸다. 답답한 마음에 고유한을 향해 얼굴을 들이밀었다.세계 랭킹 1 위오피스타공식 홈페이지 입구 방법은 어디예요

　　"뭐라고?"

　　"막 이런 저런 일 한다고!!"

　　"그게 무슨 일인데."

　　"하…"

　　고유한은 아침에 손질을 꽤 했을 자기 머리를 마구 헝클어놨다. 그러고는 고개를 들며 눈을 마주쳤다. 이미 엉망이 되버린 앞머리 사이로 고유한의 불쌍하고 착잡한 눈빛이 보였다. 그리고 고유한은 이내 눈을 감고 심호흡을 했다.

　　나는 손을 들어 고유한의 헝클어진 앞머리를 정돈시켰다. 영화는 개뿔, 눈에 들어 오는 거라곤 고유한의 캐러멜 눈동자 밖에 없었다. 나는 홀린 듯 고유한이 감은 눈 위로 살짝 뽀뽀했다.

　　쪽.

　　"이런 거?"

　　아까 고유한이 낸 소리보다 훨씬 작았지만 내 최선이었다. 서프라이즈에 대한 가장 좋은 화답이 될 거라고 생각해서 그렇게 했다. 고마운 내 마음을 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일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아무래도 내가 또 실수를 한 것 같다.

　　고유한의 눈은 파르르 떨렸다. 지그시 뜬 눈 사이로 열기가 가득한 눈빛을 내뿜었다. 오한이 들었다. 이 눈빛, 그때 내가 우리 집은 사귀면 같이 자야 한다고 했을 때 고유한이 멈추라고 해도 멈출 수 있을 지 모르겠다는 말을 하면서 내뿜은 눈빛이었다. 내가 고개를 끄덕일 때 그 눈빛의 열기는 더 열렬해졌고…

　　그렇게 나는 하룻밤 내내 시달렸었다.

　　미친.지금 내가 내 무덤을 판건가.

　　나는 총알처럼 고유한의 무릎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빨개진 얼굴을 감추려고 내 자리에 다시 앉고는 화면을 주시하면서 말했다.

　　"예상왕래."

　　"응?"

　　고유한은 못 알아 들은 것처럼 캐러멜 눈동자를 깜빡이면서 물었다.

　　"사자성어야. 예의상 오고 가는 것을 중요시해야 한다는 뜻이고."

　　"헤헤."

　　고유한은 소름 끼치는 웃음 소리를 내며 내 쪽으로 몸을 기울였다.

　　"그럼 나도 예의상 한번 더…"

　　"영화나 봐."

　　나는 삐쭉이면서 들이대는 고유한의 입술을 손으로 막고는 자리로 밀어 넣었다. 고유한은 힝 소리를 내면서 병아리처럼 입술을 다시 삐쭉 내밀었다. 그런 고유한이 거슬려서 나는 시선은 스크린에 두고 손만 내밀어줬다. 그러자 고유한은 또 금새 싱글벙글 웃으면서 내 손에 조심스럽게 깍지를 끼었다.

　　단순하긴.

　　하.

　　근데.

　　영화는 개뿔.

　　몸에 있는 모든 신경이 깍지 낀 손과 오른쪽 귀로 간 첫 영화관 데이트였다.